올해도 태백산 다녀왔습니다 :)
이맘때 태백산에 가면 예쁜 눈꽃과 아름다운 태백산맥을 볼 수 있어서 좋아합니다.
그리고 산행을 할때면 혼자 조용히 오르면서 생각에 빠져들수 있어요
올해는 어떻게 살까 작년에 못해서 아쉬웠던 것은 뭘까...
그래서 귀찮고 힘들어도 한해에 한번 이맘때면 어울리지 않게 등산을 합니다.
금요일 저녁 버스를 타고 역으로 가려고 했으나, 이미 환승 막차가 끝났네요 택시를 타고 청량리역에 도착했습니다.
의외로 기차역에 사람이 많았어요.
사실 처음 티켓 예약하려고보니 만석이라, 예약이 안됐어요.
그래서 양평까지는 입석으로 가고 양평에서 좌석으로 갈까 했는데, 전날밤에 보니 한자리 나와서 급히 예약했어요.
이맘때면 태백산이나 동해로 기차여행을 가는 사람이 많은 가봐요.
기차는 11시 20 분 출발인데, 시간은 아직 10시 54분이네요.
편의점에서 마실 거라도 좀 살까하고 가봤는데 롯데때문인지 일본계역 편의점만 보여서 아무것도 안사고 나왔어요
태백에 도착하면 2시 58분, 거의 새벽 3시라서 기차에서 쪽잠을 잔다고 생각해야해요.
그래서 왠만하면 쭉 앉아서 가면 좋아요.
그리고 버스를 안타고 기차를 타는 건, 버스를 타고 가서 일출 전에 올라가려면 근처에서 숙박을 하거나 해야해요.
대신 기차를 타면 도착해서 조금 기다렸다가 출발하면 되고, 가는 동안 잠을 잘수 있어서 이렇게 이용하고 있어요.
탑승구로 내려가서 기차를 기다리는데, 중학생으로 보이는 아이들과 선생님으로 보이는 분이 단체 셀카를 찍으시네요
엄청 신나보였어요 :)
저땐 뭐든 재미있죠 ㅎ
잠시 후 기차가 들어왔습니다.
KTX가 아닌 무궁화예요
일년에 하루 무궁화 타는 날입니다 :)
대학교때 통일호(비둘기호인가?)타고 집에 가곤했는데, 어느순간 보니 없어졌더라구요 ㅠㅠ
무궁화호도 어느날 없어지는게 아닐까 두렵네요
무궁화는 아직 90년대 감성이 남아 있는 것 같아요
기차를 타려고 하는데, 자기 자리 다 정해져 있을텐데 사람들이 정신 없이 들어가네요
줄따위 서지 않아요 ㅠㅠ
지하철도 줄 서면서 기차는 왜 이러는지;;;
제 자리에 가서 앉았어요. 창가 자리였는데, 발 아래에 있는 히터 때문에 엄청 힘들었어요.
일단 너무 덥기도 너무 더웠고, 이거 때문에 발을 어디에 둬야할지 모르겠더라구요.
저만 그런건 아닌 것 같았고, 제 앞자리에 계신 가족분들도 불평을 하시더라구요.
태백역에 도착해서 역사에서 조금 쉬었다가 편의점 가려고 했는데, 역사를 3시반인가 문을 닫는다고 하네요.
예전엔 아침까지 문 열어두셨는데, 바꼈나봐요 ㅠ
사실 의자에 앉아서 쉬기 편한 의자는 아니예요. 가운데 칸칸이 막혀 있어서 눞거나 할수 없거든요.
그래도 안에서 쉬면 좀 괜찮은데, 아쉽네요.
그래서 3시 조금 넘어서 편의점으로 향했습니다.
편의점에서 컵라면에 삼각김밥 하나 먹고 올라가려고 했는데, 먼저 오신 여자분들이 다 드셨는데도 안가시네요.
그래서 서서 먹다가 그분들 수다 다 떨고 가실때까지 기다렸어요.
그분들도 기다릴 곳이 없어서 그런건 알지만 조금 불편했어요
기차역앞에는 계속 택시가 서 있엇어요. 그래서 택시를 타고 유일사 입구로 갔어요.
유일사 입구에 가니 정상의 풍경이 보이는데, 이런!!! 눈보라가 휘모라치네요!!!
그냥 포기하고 돌아갈까 1초 생각하다가 그냥 올라가다가 내려오더라도 올라가보자 하고 올라갔어요.
택시 기사님 말씀으론 올해는 눈이 너무 안왔다고 하셨는데, 제가 오는날 이렇게 눈을 뿌려주시네요 ㅎ
국립공원은 야간산행이 금지되어 있다고 되어 있네요 (일몰 후~ 일출 2시간 전까지)
다시 주차장쪽으로 내려와서 화장실 갔다오는데 누가 사진 찍어 달라고 하시길래 찍어드리고 저도 한장 남겼습니다 :)
준비물
맨날 셀카나 찍고 했는데, 이번에는 제 사진을 몇장 남겼네요.
얼어 죽을까봐 카고 바지 속엔 발열내의 2장 껴입었어요 ㅋ
위에는 얇은 티 한장, 후드집업, 그위에 패딩 입었었어요. (상의는 발열내의 입지 않았어요)
아웃도어용 패딩이 아니라, 캐쥬얼한 패딩 밖에 없어서 그걸 입었는데, 조금 후회했어요.
올라가는데 눈이 너무 많이 오는데 옷에 닿아서 녹는데 방수가 안되서 나중에 패딩이 엄청 무거워지더라구요 ㅠㅠ
그외 마트에서 산 이름 모를 아이젠에, 오토바이 배달하시는 분이 쓰실것 같은 잠수복 재질의 마스크, 그위에 얇은 워프로 한겹 더 해서 얼굴쪽 방한에는 신경을 썼습니다. 구글에서 받은 털 귀마게도 가져갔으나 쓰진 않았어요.
신발은 락포트 부츠신었는데, 방수도 되고 발목도 잡아줘서 딱 좋았어요.
장갑은 알리발 싸구려 자전거 탈때 쓰는 장갑인데, 나름 따뜻하고 스마트폰 터치도 됐어요 ㅎ
스틱은 챙겨도 좋은데, 짐이 될것 같아서 안가져왔어요
동네 철물점에서 파는 헤드렌턴 쓰고 올라갔는데, 굳이 비싼거 쓰지 않더라도 충분했어요. 대신 손이 자유로워 지니 헤드렌턴 추천해 드려요. 혹시 몰라 추가로 LED 손전등 하나더 가져갔지만 쓰진 않았어요.
가방에는 집에서 챙겨온 생수(제 기준으론 500ml~1L), 초코 곡물바 2개, 보조배터리, 그리고 얼마전에 장만한 삼각대도 챙겼습니다 일출 사진 제대로 찍어보고 싶었거든요 ㅎ
태백산은 높지만 시작하는 지점도 높은 편이라 이정도만 준비해 가셔도 충분하실 거라봐요.
처음 태백산 왔을때, 제 걸음으로 얼마나 걸릴지 몰라서 여유있게 출발했다가, 정상에서 거의 20분 동안 바람 맞다 얼어죽을뻔 했던 기억이 있어서 방한에는 최대한 신경을 쓰는 편이예요.
핫팩은 가져갔는데 안썼어요. 조금 올라가다 보면 열이 나서 핫팩은 안쓰게 되더라구요.
정상에 다 올라갔을때 몸이 식지 않도록 쓰려고 챙기긴 했지만 정상에서 빨리 내려와서 쓰지 않았어요.
쓸데 없는 짐 많이 가져가시면 올라가다 버리고 싶은 생각 드니깐 최소화해서 가져가세요 ㅎ
뭐 준비물은 이정도로 챙겼고, 올라가는 모습 사진 올려볼게요
중간 중간 나오는 위치표지판입니다.
내가 얼마나 올라왔나 확인할 수도 있고, 혹시 모를 위급 상황에 119에 제 위치를 알릴 수 있도록 한 거예요.
이날의 원래 계획은 유일사 코스로 올라가서 당골로 내려오는 계획이었어요
코스 간략하게 설명해 드리면, 유일사까지는 비포장 도로라 쉽게 올라갈 수 있어요. 중간 중간에 급경사도 조금 나오지만, 그래도 올라갈만 합니다. 유일사까지 한시간 잡고 올라가시면 될것 같아요.
유일사부터는 본격적인 등산로인데, 여기 한 중간까지 좀 힘들고 중반 지나면 다시 경사가 좀 완만한 편인 것 같아요.
전문 산악인 아니고 일년에 한두번 산행가는 초짜의 느낌이니 참고하셔도 좋을 것 같습니다. ㅎ
아이젠 착용한 모습, 태백산 갈때 다른건 빼먹어도 마실 물과 아이젠은 꼭 챙겨가셨으면 해요.
아이젠을 안끼면 두배 이상으로 힘이 들어가고, 사고의 위험도 있으니 꼭 꼭 꼭 챙겨 가세요.
가끔 등산복 완전 이쁘게 입고 오시는 20대 여성분들도 보는데,
물도 없이 맨손으로 아이젠도 없이 올라가시는데 걱정되더라구요.
유일사 쉼터에서 초코에너지바 하나 뜯었습니다. ㅎ
에너지 보충한다고 먹었어요.
예전에는 잘 몰랐는데 언젠가부턴 자전거 탈때나 운동할때 중간에 에너지 보충 안해주면 힘이 안나더라구요 ㅎ
그래서 억지로라도 하나 챙겨 먹었습니다 ㅎ
본격적인 등산로로 올라가는데 등산로 안내도가 나오네요
매년 유일사 코스로만 왔다 다시 내려오는데 다른 곳들도 가보고 싶어요
올해는 당골로 내려갈까 했는데, 패딩이 다 젖어서 그냥 빨리 내려오기 급급했어요 ㅠㅠ
이베 본격적인 등산로가 시작됩니다 ㅎ
데크로된 계단은 높이가 동일해서 저는 차리라 편하더라구요 ㅎ
ISO 최대한으로 올려서 찍어서 노이즈가 눈에 보이네요 ㅎ
유일사에서 500미터 정도 걸어와서는 잠시 쉬는데, 지나가시는 분이 벌써 500미터나왔어라고 하시는데 왠지 힘이 나더라구요 ㅎ 긍정적인 에너지가 주변 사람들에게 참 좋은 영향을 끼치는 예였던 것 같아요 ㅎ 예전에 에너지 버스라는 책이 살짝 유행했는데, 에너지 흡혈귀라는 개념이 있었어요. 불평 불만을 하면서 주변 사람들의 에너지를 뺏아가는 존재가 조직에 존재할 수 있다는 내용이 나오는데, 평소 불평불만이 많은 저는 에너지 흡혈귀는 아닐까 성찰하는 기회가 되었어요 ㅎ
달이 이뻐 보여서 한장 찍었어요.
헤드렌턴 때문에 나무 가지들도 나왔네요
안내도 아래 사람이 앉아 계셔서 깜짝 놀랐어요 ㅋ
보통 쉬어도 서서 쉬시는데, 푹 앉아서 쉬고 계셨는데, 일행분이 급한 볼일을 보러 갔다오신 것 같았어요 ㅎ
벌써 해가 뜰때가 다되선지 점점 밝아 지네요 :)
장군봉에서 보는 태백산맥이 저는 너무 좋더라구요
하나의 잘 그려진 장엄한 수묵화 같은 느낌이 드는데, 겹겹이 있는 산맥들은 다른 나라에서 잘 못보는 풍경인 것 같아요.
하나의 선들이 얼마나 멋있고 아름다운지 저는 이 감동을 다시 받고 싶어서 태백산을 찾아요
큰 대륙들은 큰 산이 하나 있지 태백산맥처럼 산이 겹겹이 넘실거리는 듯한 모습, 그것도 살짝 위에서 바라보는 느낌은 좀처럼 보기 힘들거예요. 또 그걸 사진이나 다른 것으로 담아내기는 힘들것 같아요. 그래서 직접 와 보시면 좋겠어요 :)
호주에서 어학연수 갔다가 부산 김해 공항으로 들어오는데, 비행기에서 바라보는 산맥들만 해도 너무 좋더라구요 :)
장군봉에 도착해서 삼각대 세워놓고 한장 찍었습니다 ㅎ
헤드렌턴 때문에 귀신 같아 보인다고 하네요 ㅋ
눈이 얼마나 왔는지 감이 안오실 것 같아서 일부러 플래쉬를 터트려봤습니다 :)
요런 정도 눈이 오고 있었어요 ㅎ
가방이나 모자, 팔에도 눈이 금방 쌓여서 털어줘야 했어요 (방수가 아니라 ㅠㅠ)
그리고 안개도 많이 껴서 제가 원하던 태백산맥은 보지 못했어요.
일출도 보기 힘들겠다 판단되서, 빨리 하산하기로 결정했어요.
이날은 특이하게 동호회같은 단체나, 회사에서 오시는 분들도 많았어요.
단체 사진 찍거나, 뒤쳐진 일행분들 기다리는 시는 분들도 제법 많았어요.
그나마 다행이었던건 바람이 많이 안불었어요.
그래서 눈이 돌이나 나무가지에 쌓이는게 보였는데, 눈이 쌓인다기보단 눈이 자라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어요.
내려가면서 찍은 사진들 올려볼게요 조용히 풍경 감상하세요 :)
그 때 그 느낌 그대로 전달해 드리려고 사진들은 보정을 하지 않았어요
점점 사진이 밝아지는데 해가 뜨면서 밝아지는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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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이쁘지 않나요? ㅎ
나무에서 눈이 자라고 목화 같이 눈이 피어나는 것 같은 풍경이 너무 이쁜데 사진으로 다 담아낼수 없네요
내려가는 길에도 유일사 쉼터에서 잠시 쉬었다가 하산했습니다.
유일사 주차장에 가니 주차장이 만차네요
새벽에 눈내린걸 어떻게 알았는지 다들 눈 보러 오셨나봐요 ㅎ
하산하고 내려와서 바로 버스를 타고 서울로 향했습니다.
기차 시간도 안맞고, 와이프가 약속이 생겼다고 빨리 돌아오라고 하더라구요 ㅎ
혼자 등산 갔다온 것도 미안한데, 감기라도 걸리면 욕먹을까봐 따뜻한 꿀홍삼 하나 마시고 꿀잠 잤습니다 :)
그리고 단지 우유(바나나 우유) 한잔 했습니다. 등산 후엔 바나나 우유죠 ㅎㅎㅎ
태백산맥 사진 못찍어서 많이 아쉬웠는데, 작년에 찍은 사진으로 위안삼아봅니다 :)
작년에 다녀온 태백산 포스팅은 아래 참고하세요
총평
태백산 유일사 코스는 일반적인 성인이면 2시간(왕복 4시간)이면 다녀올수 있어서 등산을 잘 안하시는 분들께도 추천드려요.
그래도 겨울 산에는 아이젠은 꼭 챙기시고, 마실물 정도는 들고 올라가요
무박 이일 여행이라 잠자리에 민감하신 분들은 미리오셔서 숙소에서 한숨 주무시고 오르시는 것을 추천해 드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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