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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서 보고 먹고 듣고 느끼고 나서

보수동 책방 골목(헌책방골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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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을 거하게 먹고 이대로 집으로 가면 안 되겠다 싶어서 보수동 책방 골목으로 향하기로 했습니다.

책방 골목은 주차가 용의하지 않아서, 버스를 타러 가기로 했습니다. 조금 걸어서 가는데, 소방차가 나와 있네요. 청소하시는지 점검하시는지 이상한 소리를 내고 있었어요. 

아 그런데 저쪽 소방서 옆 건물에 "바보 면가"가 보이네요. 

저기가 그 전설속의 대통령 두 명 배출한 건물이라죠?

고 노무현 대통령과 문제인 대통령이 변호사로 활동하던 시절 사무실이 있던 건물이라 한동안 사진이 많이 돌아다녔던 건물이죠 ㅎ

나중에 기념으로 사진이나 한번 찍을까 봐요 ㅎ

부산 시내버스 정류소

버스 정류소에 왔는데 뭔가 서울이랑 다른 것 같아서 한번 찍어봤어요 ㅎ

서울 버스 정류소에 가면 벽에 버스 노선도가 쫙 붙어 있는데, 부산에는 그런 게 없네요.

주요 정류소만 적혀 있어서 처음 오시는 분은 어떤 버스를 타야할지 찾기 어려울 수 있겠다 싶었어요.

서울과 마찬가지로 몇분 뒤 도착 예정인지는 뜨네요.

부산이라 그런지 불가사리 보도 블럭도 보이네요

목적지인 보수동 책방 골목에 도착했습니다.

제가 어릴때만 해도 "보수동 헌책방 골목"이었는데, "보수동 책방 골목"으로 이름이 바뀌었네요.

저희 어릴 때, 교과서 잃어버리거나 도둑맞으면 여기 와서 책을 사곤 했었어요.

그때만해도 책을 인터넷으로 산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었고, 교과서 사는 것도 쉽지 않은 일이었죠.

가끔 중고 책에 중요한 곳에 다 줄 그어져 있고 필기까지 되어 있는 보물을 발견하기도 했습니다.

온라인 쇼핑이 워낙 활성화되다 보니 예전만큼 찾는 사람도 많지는 않을 것 같은데, 그래도 명맥을 이어 가고 있는 것 같습니다. 

여름 방학이 되면, 친구랑 둘이서 돈 합쳐서 만화책 전집(?) 하나 사서 2~3일 동안 다 읽고 다시 와서 팔기도 했었어요. 물론 시세 차이가 나지만, 빌려보는 것보다 저렴하고, 또 책 대여점에서 빌리는 건 반납기간이 있는데 여긴 그런 게 없으니까요. 하지만 전집에서 발간 회차가 틀린다거나 표지 색이 다른 책이 있다면, 팔 때는 전집으로 팔면서, 나중에 되팔 때는 전집이 아니라고 하시더라고요 ㅋ 뭐 어릴 때 그렇게 당하기도 하는 곳이었는데, 그래도 추억이 있어 찾게 됩니다.

저희가 찾은 시간이 이르다 보니 이제 막 문을 열고 계셨어요. 

골목 바닥에는 예전에는 없었던 책 제목들과 작가들의 이름이 쓰여 있는 것도 생겼네요.

예전에는 없던 조형물 같은 것도 생겼네요

그리고 제일 놀란 곳! 여기가 아직도 있다니!!!

제가 어릴 때 최애 고로게를 팔던 곳이에요. 어머니랑 누나랑 와서는 한 개씩 사 먹고 돌아다니고 했었는데 문을 아직 안 열어서 아쉽네요. 꽈베기랑 고로게 그립네요.

조금 더 들어가 보기로 했습니다.

제가 어릴 땐 책방 골목 초입이 비싸고 새책 위주로 팔고, 안쪽으로 들어갈수록 헌책, 고서 같은 책들을 많이 팔았었어요.

(안쪽이 싸다는 게 맞는지 모르겠는데, 그땐 그렇게 이야기했었어요)

예전 고서 팔던 곳까지 왔습니다.

이쪽 골목에는 아동도서를 전문으로 하는 서점이 있는데 한 사장님이 운영한 곳인 것 같습니다.

젊은 사장님이 부지런히 일하고 계셨어요.

서점 앞에는 이쁜 아기 의자가 있었는데, 앉아서 책보라고 만들어 두신 것이라고 하네요.

 사장님이 책 추천도 많이 해주시고 가격도 저렴해서 와이프가 솔깃했는데, 저희가 서울로 가지고 가야 할 짐이 많아서 패스했습니다. 저희 아들은 그새 지쳤는지 선풍기 바람 부는 곳에 가서 앉았습니다.

서점들이 아직 문을 안열은 줄로만 알았는데, 몇몇 서점에는 임대 표시가 붙어 있네요.

온라인 서점들이 많이 활성화되다 보니 이런 서점들이 살아남기가 점점 힘들어지나 봅니다.ㅜㅜ

90년대 후반만 해도 일본 문화가 들어올 때는 부산으로 들어오곤 했어요.

일본 잡지, 애니메이션 테이프, 애니메이션 OST CD 등을 구매하려면 보수동에 와야 했고, 발매일에 맞춰서 와서 사곤 했었거든요. 지금 넷플릭스에서 하는 에반게리온만 해도 그때 비디오 테이프 구하러 여기 와야 했어요 한 명이 사서 한반 다 돌려서 보곤 했던 기억이 나네요

또 다른 문연 서점에 구경하고 잠투정 부리는 아들 때문에 택시타고 돌아왔습니다.

친구가 추천한 커피숍이랑 중국집도 가봐야하는데, 못가고 그냥 와서 살짝 아쉽긴한데 그래도 사람없을때 이렇게 휙둘러 보는 것도 좋네요.

이상 보수동 책방 골목 방문 후기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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