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약
1. 파나소닉 AS 서비스 소요 시간이 너무 오래 걸리고, 센터에서 전화가
얼마 전, 저희 아들이 지금까지 차곡차곡 모은 모든 용돈을 탈탈 털어 파나소닉 TZ-99를 갖고 싶다고 하더라고요. 자기가 모은 돈으로 사고 싶다니 기특하기도 해서 상태 좋은 중고 제품을 알아봤습니다. 운 좋게 기스 하나 없는 완전 신동품 급의 TZ-99를 구할 수 있었는데요. 아마 이번에 새로 나온 루믹스 L10을 구매하시려고 내놓으신 게 아닐까 싶었습니다.
구매하기 전 와이프가 "애가 쓰다가 절대 고장 내거나 해도 화내지 마세요. 그냥 없는 물건이라 생각하세요"라며 신신당부를 하더군요. 지금까지 고장나서 버린 카메라가 벌써 3대였거든요. 그래도 마음의 준비를 단단히 하고 건네주었는데, 슬픈 예감은 틀리지 않는 걸까요. 구입하고 채 한 달도 되지 않아 벌써 고장이 나 버렸습니다.


아들 말로는 소파에서 살짝 떨어뜨렸는데 그때부터 안 된다고 하더라고요. 증상은 카메라를 켜면 화면이 까맣게 나오면서 '전원을 껐다 다시 켜십시오'라는 에러 메시지만 반복해서 뜨는 상태였습니다.
인터넷으로 검색해 보니 가장 가까운 AS 센터가 서초지점이었습니다.

다행히 토요일에도 영업을 하고 있어서 지난 6월 20일 토요일에 아들과 함께 방문했습니다. 주말이라 그런지 수리하시는 기사님은 안 계시고 접수만 받아주시는 것 같더라고요. 접수할 때 보니 택배 접수도 가능한 듯했습니다. 저희는 현장에서 메모리 카드는 따로 빼두고 카메라 본체만 맡긴 뒤, 수리가 끝나면 택배로 받기로 했어요.



센터 매장 한편에는 다양한 카메라 렌즈들을 직접 테스트해 볼 수 있는 공간이 마련되어 있었습니다. 배치가 조금은 산만하다는 느낌도 들었지만, 그래도 다양한 렌즈를 마운트해 보고 테스트해 보기에는 충분했습니다. 인테리어 자체가 나쁜 건 아니었는데, 아무래도 지하에 위치해 있다 보니 채광이 전혀 없어서 매장이 전반적으로 조금 어둡게 느껴지더라고요. 전체적인 조명이나 채광에 조금만 더 신경 쓰면 훨씬 쾌적하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정작 아들은 그저 신이 나서 이 렌즈, 저 렌즈 만져보느라 정신이 없었지만요.

한쪽에는 카메라 렌탈 서비스 안내도 있었는데, 일일 대여료와 함께 꽤 높은 보증금이 책정되어 있었습니다. 대여 장벽이 이렇게 높아서야 누가 선뜻 테스트를 해볼까 싶었는데, 의외로 대여 중인 제품들이 있긴 하더라고요.
사실 파나소닉이 현재 카메라 시장에서 소니나 캐논처럼 시장을 리드하는 주류 브랜드는 아닌데, 대여 프로그램을 너무 까다롭게 운영하는 게 아닌가 하는 아쉬움이 들었습니다. 문득 요즘 공급 부족으로 말은 많지만, '2박 3일 무료 대여 프로그램'을 파격적으로 운영하며 신규 유저들을 똑똑하게 끌어모았던 후지필름의 마케팅과 비교가 되기도 했습니다.
카메라 조작에 재미가 들린 아들이 캐논 매장도 구경하고 싶다고 해서, 나오는 길에 역삼동에 있는 '반도카메라'에도 잠시 들렀습니다. 예전에는 반도카메라에 가면 각종 조명이나 촬영 액세서리들이 가득해서 볼거리가 많았는데, 지금은 그런 공간들이 다 없어지고 사무실 위주로 쓰는 것 같더라고요. 1, 2층에만 카메라가 전시되어 있어서 가볍게 둘러보고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2층에 있는 라이카와 핫셀의 가격을 보고 놀랄 줄 알았는데, 안놀래서 조금 재미가 없었습니다.


제품을 맡기고 월요일이 되었는데 통 연락이 없었습니다. 참다못해 화요일에 제가 먼저 서비스센터로 전화를 걸었죠. 그랬더니 "아직 제품 확인을 못 했다. 점검까지 일주일 정도 더 기다려야 한다"는 답변이 돌아왔습니다.
그리고 다시 일주일이 지난 월요일(6월 29일), 혹시나 해서 전화를 했더니 여전히 아직 확인을 못 했다고 하더군요. 다소 답답해지던 찰나, 당일 오후 5시가 넘어서야 겨우 확인 전화가 왔습니다. 다행히 메인보드나 큰 고장은 아니고 부품 하나만 교체하면 될 것 같다고 하셨고, 수리비는 6만 3천 원이 청구되었습니다. 수리를 진행하고 제품은 원래 계획대로 택배로 받아, 결국 7월 1일이 되어서야 수리된 카메라를 손에 쥘 수 있었습니다. 6월 20일에 맡겨서 7월 1일에 받았으니 열흘이 넘게 걸린 셈이네요.
제가 그동안 카메라를 쓰면서 많지는 않지만 후지필름 클리닝이나 수리 서비스도 받아봤고, 니콘 센터에서도 서비스 등도 받아봤었는데요. 타사들은 대부분 당일 처리가 기본이었고, 부품 수급이 필요한 특수한 경우에도 일주일을 넘기는 일이 거의 없었습니다.
그에 반해 파나소닉은 AS 프로세스에 아쉬운 점이 많아 보였습니다. 일단 제가 맡긴 제품의 순서가 와서 기사님이 확인하는 데까지만 일주일 이상이 걸렸다는 건데요. 역설적으로 생각하면 '그만큼 앞에 밀려있는 수리 물량이 엄청나게 많다'는 뜻이 아닐까 싶었습니다. '그렇게 수리할 제품이 많다면, 애초에 제품 내구성 자체에 문제가 많은 건 아닐까?' 하는 합리적인 의심과 걱정이 들 수밖에 없더라고요.
최근 컴팩트하고 예쁜 디자인으로 나온 '파나소닉 루믹스 S9'을 보며 다음 서브 카메라로 들일까 진지하게 고민하고 있었는데, 이번 AS 경험과 내구성에 대한 의문 때문에 구매를 조금 더 신중하게 고민해 봐야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우여곡절 끝에 아들 손으로 다시 돌아온 TZ-99, 이번에는 제발 고장 없이 오래오래 사용했으면 좋겠네요. 이상 내돈내산 파나소닉 서비스센터 솔직 후기였습니다.
쓰레드에 있는 후기를 이제 봤는데 이정도면 양반이었나 싶기도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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