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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서 보고 먹고 듣고 느끼고 나서

예술이 흐르는 빛 물 길; 홍제유연 (弘濟流緣) 다녀왔습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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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전 홍제유연이 개장한다는 소식을 듣고 다녀왔습니다.

홍제유연은 유진상가 지하 공간을 개방하면서 빛으로된 예술 작품들을이 꾸며진 곳이었어요.

홍제유연은 50년 만에 다시 흐르는 홍제천과 유진 상가의 지하 예술공간을 부르는 새로운 이름이다. 흐를 ‘유’(流)와 만날 ‘연’(緣)의 이음과 화합의 뜻을 담아 예술과 함께 ‘유연’한 태도로 다양한 교류를 이어나가는 새로운 문화 발생지를 의미한다.

하지만 원래 유진상가는 군사방어적 목적으로 디자인되었으며, 약 50년간 그 아래 복개한 홍제천에 사람들이 접근할 수 없는 공간이었나봐요.

그러다 이번에 공공미술프로젝트로 다시 시민에게 돌아온 것 같습니다.

저는 오픈 행사는 못보고 그날 저녁에 회사마치고 자전거 타고 다녀왔습니다.

 

 

저는 유진상가를 지나서, 홍제교에서부터 관람하기 시작했습니다 :)

관람이라고 한 이유는 이 공간이 하나의 개방된 미술관 같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예요.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 작품은 당연 '온기'였어요

물이 흐르는 곳 위로 LED로 꾸며진 공간에 사람의 온기가 닿으면 조명의 색이 변하는 관람객이 참여할 수 있는 체험형 전시였어요. 

오른편 기둥 중에 손을 댈수 있는 곳이 있었는데, 멍때리고 보게 되더라구요 ㅎ

그리고 그냥 전시 작품을 보는 것보다 해설이 곳곳에 있어서 그걸 보니 이해가 잘되서 더 좋았습니다 :)

우)먼저와서 관람하고 있는 오리가족

 

홍제유연_온기
‘널리 구제하다(홍제: 弘濟 )’라는 뜻을 가진 홍제천에서 사람중심의 정서회복을 기원하는 작품이다. 조선시대 환향녀 이야기에 비춰진 홍제천은 사회에서 억울하게 외면받던 여성들을 위한 치유의 장소였으며, 북한산에서 내려오는 가장 따뜻한 하천으로 인해 겨울에도 사람들이 모이는 인기있는 빨래터이자 만남과 교류의 장소로 구전된다. 과거에 이 장소가 상징하던 온화한 정서의 이야기에서 비롯해 따뜻한 온기를 담은 장소의 상징성은 빛의 향연으로 홍제 유연 공간 전체를 이루는 평온한 정서를 재현하였다.

 

It is a work wishing for emotional restoration centered around people at Hongjecheon ‒ Hongje(弘濟) has the meaning of providing relief widely. Hongjecheon was a place of healing for women who were unreasonably ostracized in the society as can be seen in the story of hwanhyangnyeo, meaning women who returned home (from captivity in Qing), in the era of Joseon Dynasty, and as passed down orally, it is known as a popular place for washing clothes and a place of meetings and interchanges that gathered people even in winter times as it was the warmest stream that flew down from Bukhansan Mountain. The work created a calming atmosphere that fills the space of Hongje Yuyeon with a feast of lights along with the symbolism of the place that contains warmth that originates from the stories of warm emotions in the past.

 

온기 작품 뒤편으로는 이런 풍경이 펼쳐져 있었습니다 :)

그냥 기둥인데, 작품 같이 느껴졌어요 ㅋ


그 다음 제 눈길을 끈 것은 '숨길'이었어요.

마치 하늘에 햇빛이 나무들 사이로 내려오는 것 같았어요. 그래서 산책하고 있는 듯한 느낌을 들었어요

자연에서 심신을 정화하고 안정을 찾는 산책의 주요한 기능을 재현한 공간이다. 한낮 빛이 아른거리던 숲길을 걷는 평온한 순간을 수집하여 빛의 공간을 연출하였다. 신체의 안정을 도와주는 사운드 작품과 함께 빛의 숲길을 걸으며 바쁜 하루의 호흡을 가다듬고 온전히 자신에게 집중하는 시간을 제안한다.
it recreated major functions of a walk that enables people to purify their mind and body in nature and get comfort. It produced a space of light by collecting the relaxing moments of walking in the woods at midday with bright light shimmering through them. Walking in the woods of light along with a sound work that helps physical comfort, it is suggested that the visitors wholly concentrate on themselves, taking deep 2 breaths away from the busy work of the day.

아래와 같은 빛이 만든 작품들이 있는데, 몇개는 삥글삥글 도는 것도 있어요 :)


숨길을 따라 걷다보면 보이는 작품은 '흐르는 빛, 빛의 서사' 입니다.

그림들이 뱅글뱅글 도는 느낌인데, 시간이나 사건의 흐름에 따라 흐르는 것 같았어요.

이건 이 근방에 대한 역사를 잘 알면 더 이해가 잘 될것 같은데, 저는 그닥 이해가 잘되진 못했어요.

홍제천과 그 주변이 지나온 시공간의 다양한 이야기들을 수집하여 빛의 이미지로 그려낸 작품이다. 장소에 떠돌던 사회 문화적 이야기들은 점멸하는 빛의 잔형들로 전환되어 공간의 기둥과 벽에 중첩된 그림자 흔적들을 이어간다. 마치 공간이 지나온 수많은 사연들을 만화경(萬華鏡)통해 한눈에 들여다보는 것과 같이 사방에 펼쳐지는 빛의 잔상들은 장소가 지나온 이야기들을 다채로운 빛에 담아 공간을 밝혀낸다.
The work portrays various stories of the space and the times that Hongjecheon and its neighboring area have passed, through images of light. The social and cultural stories that were roaming around the place have been transitioned to flickering after-images of light and are connected as overlapping shadows on the columns and walls of the space. As if one is looking into a kaleidoscope the countless stories that the space passed through at one view, the after-images of light that are spread across all directions lighten up the space delivering the various stories in colorful lights.
홍제유연_흐르는 빛, 빛의 서사

계속 숨길을 따라 가다 보면 3D홀로그램 작품인 "미장센_홍제연가"를 만나게 됩니다.

이건 제가 봐도 좀 신기하더라구요 허공에 그림이 막 움직이고 하더라구요 ㅎㅎㅎ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다 신기해서 지켜보는데 왠 커다란 눈동자도 보였는데 누가 지켜보고 있는 것 같단 생각에 살짝 섬듯했어요

홍제천과 유진상가가 인위적인 결합으로 탄생한 낯선 자연 환경으로부터 예측할 수 없이 확장 가능한 자연의 진화를 상상하며 순환하는 생태 환경의 의미를 상기 시킨다. 작품은 3D 홀로그램 기술로 구현된 자연의 움직임들로 적막하고 어두운 기둥 사이에서 실제와 가상 사이에 위치한 생동하는 생명의 순간들을 재현하였다.
From the unfamiliar environment that has been created with the artificial convergence of Hongjecheon and Yujin Sangga, people can imagine unpredictable and extensible evolution of nature and be reminded of the meaning of a circulating, ecological environment. The work recreated vibrant moments of life between the dark and desolate columns through the movements of nature placed between reality and virtual reality using the 3D hologram technology
홍제유연_미장센_홍제연가

물위로 한자가 거꿀로 쓰여진 것들이 보입니다. 'SunMoonMoonSun, Um...'이라는 작품명이었는데, 수면위로 비친 글자로 읽으면 되는 것 같았어요. 그동안 단절되어 있던 공간에 새로운 생명이 태어나는 것 같은 의미를 부여하는 것 같았어요.

작품은 자연/인공과 같은 상대적 관념이 상보적인 관계의 조화를 상징하는 글자*소리 음音과 밝을 명明의 개념을 제시하여 문자가 기원하는 의미를 이해하며 공간에 담긴 빛과 소리를 재정의하고 있다. 머나먼 과거부터 흐르던 홍제천 수면 위에 투영된 글자를 인지하고, 읽는 체험은 이곳의 환경을 사유하고 감상하는 특별한 경험으로 전달된다.
The work leads us to understand the meaning of the origin of a letter and redefines the light and the sounds contained in the space, presenting the idea of a letter plus sound ‒ eum (音), meaning sound, and myeong (明), meaning light ‒ which symbolizes the harmony of a complementary relationship between contrasting concepts such as nature and artificiality. The experience of perceiving and reading the letters reflected on the surface of Hongjecheon, which has been flowing from a distant past leads to a special experience of contemplating and appreciating its environment.

끝으로 본 작품은 "미래생태계"는 근처에 있는 초등학교 학생들이 참여한 작품인데, 양 옆에 비치되어 있는 특수 조명을 비치면 그림이 잘 보이게 됩니다. 아래 사진에는 잘 보이는데 실제로 보면 어두워서 그냥은 잘 안보였어요.

아이들의 상상력으로 그려진 홍제 유연의 미래상이다. 자연의 빛이 들어오지 않는 현재의 지하 환경에서도 강인한 생명력으로 진화하기 시작한 동식물들의 출몰을 상상하며 앞으로 도래할 이곳 홍제 유연의 미래 생태계 모습을 그려보았다. 작품은 인왕초등학교와 홍제초등학교의 학생들과 함께하는 참여프로그램으로 진행되어 홍제천 주변의 생태를 살펴보고 현재 홍제 유연 환경의 변화를 상상해 보는 시간을 가졌다.
It is a future image of Hongje Yuyeon created by the imaginations of children. Imagining the appearances of flora and fauna that will start to evolve with their strong vitality even in the current underground environment with no natural light coming in, they drew the look of the future ecology of this place, Hongje Yuyeon. The work is created through an engagement program that engaged students from Inwang Elementary School and Hongje Elementary School, where they had time to look around the ecology around Hongjecheon and to imagine the possible changes to the current environment of Hongje Yuyeon.

끝으로 사진엔 담진 않았는데, 홍제 마니차와 두두룩터도 있었습니다.

쉼이라는 음향 작품도 있었는데, 이건 제 카메라로 담기엔 조금 무리가 있었던 것 같아요 ㅠㅠ

마이크도 다음에 사서 나가야 겠네요 ㅎ


사진을 다 찍고 나오니 한밤중이 되었네요 ㅋ

50년 동안 그 자리를 지켜온 유진 상가 사진도 한장 찍었습니다 :)

저녁도 안먹고 사진만 찍어서 근처에 있는 왕봉24시 해장국에서 언능 식사하고 집으로 열심히 페달굴려서 갔습니다 :)

 

왕봉 24시해장국 다녀왔습니다 :)

지난주 홍제천에 사진찍으러 다녀왔습니다 :) 회사 마치고 자전거를 타고 가서 사진 열심히 찍고 저녁 먹으러 주변을 돌아보다가 문연 곳이 안보여서 여기로 갔어요. 포방터 근처라 거기까지 갈

thore.tistory.com

 

총평

집이 근처시라면 꼭 한번 가보시라고 추천해 드리고 싶다.

연인은 같이 가서 징검다리위에서 '온기'를 배경으로 사진 찍어보길 추천합니다.

우리 생환 근처에 이런 문화 시설이 생겼다는게 너무 좋습니다 :)

 

PS. 홍제유연에 대한 공식 홈페이지가 없는 것 같아서 제가 가지고 있는 최대한의 정보들 다 올렸는데, 혹시 문제가 되는 것이 있다면 삭제하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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