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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고 보고 나서

팀 켈러의 내가 만든 신 counterfeit God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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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팀 켈러의 이름을 들은 것은 오랜만에 이전 직장 상사를 만나서였습니다. 상사임에도 불구하고 항상 아래 직원들의 의견을 존중하고 젠틀하셔서 본받고 싶으셨던 분이셨어요. 제가 만는 그때는 큰 변화를 경험하셨고 앞으로 직장 생활을 어떻게 할지에 대한 개신교도로서의 고민을 하고 계셨습니다. 크리스쳔으로서의 일과 신앙을 어떻게 봐야하는 지에 대한 고민을 하면서 이분의 책을 읽으셨다고 하시더라구요.

그리고 얼마뒤 가까운 학교 선배의 집에 놀러갔다가 이분에 대한 이름을 또 듣게 되었습니다. 이쯤 되면 슬슬 어떤 분인지 궁금함이 솟아 오르겠지요. 그래서 도서관에 있는 이분 책을 두권 빌리게 되었습니다. 그중에 먼저 읽은 책이 내가 만든 신이었습니다.

개인적으로 두란노 출판사에서 나오는 책들을 그리 선호하진 않습니다. 좋게 표현하면 대중적인 책 위주로 출판하고 나쁘게 이야기 하면 잘 팔리는 책이면 뭐든 출판한다는 느낌이 있어서 책을 읽기도 전에 편견을 가지고 책장을 넘기기 시작했던 것 같습니다.

손바닥만해서 일반 서적보다는 조금 작은 사이즈에 파란 표지였는데, 덕분에 들고 다니면서 읽기도 편했습니다. 처음엔 책 표지가 왜 이렇게 많이 구겨져 있나 싶었는데 읽다보니 저도 모르게 책을 반으로 넘여서 읽게 되다 보니 앞에 빌리신 분들처럼 되더군요.

책은 크게 6가지의 우상에 대해 성경의 인물들을 예로 보여주고 그것들에 대한 대안 제시를 합니다.

  1. 평생 소원 - 오래 간절히 바랄수록 우상이 되기 쉽다. 아브라함-이삭
  2. 사랑 - 사랑에 속고 속다 환멸에 찬 노예가 되었다. 야곱, 레아
  3. 돈 - 풍족한 소유와 소비로도 영혼의 헐벗음은 면치 못한다. 삭게오
  4. 성취 - 그 어떤 성공신화도 '인간의 한계'를 넘을 수 없다. 나아만
  5. 권력 - 권력의지는 두려움의 또 다른 얼굴이다. 느부갓네살
  6. 문화와 종교 - 은혜 없는 복음은 '가짜 하나님'을 만든다. 요나
  7. 제자리를 찾아서 - 전인격이 예수 복음을 통과해야 한다.

기억에 남는 문장들을 몇대목 적어보겠습니다.

하나님은 그 아들을 그냥 "이삭"이 아니라 "네 아들 네 사랑하는 독자"라 부르셨다. 아브라함의 애정은 숭배로 변했다. 그전까지는 삶의 의미가 하나님 말씀에 달려 있었지만, 이제 이삭을 사랑하고 이삭을 잘되게 하는 쪽으로 방향을 틀었다. 삶의 무게 중심이 이동하고 있었다.

하나님은 아들을 사랑해서는 안 된다고 말씀하신 게 아니라 사랑의 대상을 가짜 신으로 둔갑시켜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누구든지 자녀를 참 하나님의 자리에 두면 거기서 우상숭배 같은 사랑이 싹튼다. 그 사랑은 자녀를 숨 막히게 하고 관계의 목을 조른다.P41

 

보유하는 게 영적으로 안전하지 못한 우리 삶의 '이삭'을 제물로 바쳐야 한다. 거기에 악착같이 매달려 노예가 되지 않을 방도를 찾아야 한다. 위대하신 하나님을 추상적으로 되뇌고만 있어서는 결코 그리될 수 없다. 하나님이 우리를 지극히 사랑하시고 아끼시고 기뻐하심을 알고 확신해야 한다. 그 사랑 덕분에 우리 마음은 그 분 안에서 안식과 의미와 안전을 얻고, 삶에 무슨 일이 닥치든 감당해 낼 수 있다. P54

 

도덕 종교의 신은 기대 이상의 신적으로 성공한 자를 선호한다. 도덕적 사다리를 타고 천국에 올라가는 사람. 그러나 성경의 하나님은 이 세상에 내려오셔서 구원을 이루시고 우리 힘으로는 결코 얻을 수 없는 은혜를 베푸신다. 그분은 아무도 원하지 않는 사람, 연약하고 사랑받지 못하는 이들을 사랑하신다. 그분과 우리는 왕과 신민의 관계만이 아니다. 목자와 양과의 관계만도 아니다. 그분은 남편이시고 우리는 그분의 신부다. 그분은 우리를 기뻐하여 어쩔 줄 모르신다. 아무도 봐주지 않는 사람까지 말이다.

여기에 우상숭배를 이기는 놀라운 힘이 있다. P89

 

우상이 줄 수도 없는 안전과 의미를 계속 우상을 통해 얻어 내려할 것이다. 하나님의 은혜를 깨달아야만 그는 자신의 성공도 결국 하나님의 선물임을 알게 된다. 물론 본인도 성공을 이루려 많은 공을 들였지만 이는 하나님이 그에게 재능과 능력과 기회를 주셨기 때문에만 가능했다. 평생 하나님의 은혜에 의존해 있었는데 자신이 그것을 몰랐을 뿐이다.

요컨데 "그냥 몸을 씻으라"라는 명령은 너무 쉬워서 어려웠다. 나아만이 그대로 하려면 자신의 연약함과 무력함을 인정하고 구원을 값없는 선물로 받아들여야 했다. 하나님의 은혜를 원하는 사람은 결핍만 있으면 된다. 즉 아무것도 없으면 된다. 그런데 이런 영적 겸손을 불러일으키기가 어렵다. 우리는 하나님께 가면서 '제가 이만큼 했습니다.'라든지 '제가 고생한 것 좀 보십시오'라고 말한다. 그러나 하나님은 우리가 그분만 바라보기를 원하신다. P146

 

그녀는 그를 살릴 방도를 알고 있으며, 가만히만 있으면 그를 비참한 고통에 빠뜨릴 수 있다. 죄값을 치르게 그냥 둘 수도 있었다. 그의 손에 당한 만큼 그에게도 대가를 물어야 하지 않겠는가. 그가 먼저 모욕했으니 이제 그녀쪽에서 모욕으로 갚아 줄 차례였다.

그러나 여종은 그러지 않았다. 성경의 숨은 영웅인 그녀는 자신의 고통을 덜겠다고 그를 응징하지 않았다. 그녀가 취한 행동은 바로 성경 전체에 걸쳐 우리에게 명해진 일이다. 그녀는 복수를 꾀하지 않고 만인의 재판장이신 하나님께 맡겼다. 상대를 용서하고 기꺼야 치유와 구원의 통로가 되어 주었다. 하나님을 신뢰하고 자신의 고통을 인내로 감당했다. ......그녀는 하나님이 자신의 희생을 얼마나 쓰실지 모르는 채로 고난을 감수하며 용서를 베풀었다. P148

 

죄의 큰 아이러니 중 하나는 인간이 인간 이상의 신처럼 되려 하면 오히려 인간 이하로 추락한다는 것이다. 스스로 하나님이 되어 자기 영광과 권력을 위해 살면 가장 짐승 같고 잔인한 행동이 뒤를 잇는다. 교만한 사람은 인격체가 아니라 약탈자가 된다. P186

 

문화를 지배하는 '희망'이 하나님 자신이 아니라면 그런 희망은 다 가짜 신이다. 요컨대 우상에는 개인적 형태만 있는 게 아니라 집단적이고 구조적인 형태도 있다. 특정한 우상에 대한 집착을 정상으로 여기는 사회에 완전히 파묻혀 있으면 그 우상의 실체를 분간하기가 거의 불가능해진다.

한문화가 다른 문화보다 우상을 덜 숭배한다고 생각해서는 안된다. 전통 사회는 가족 단위와 가문을 궁극적 절대 가치로 떠받드는 경향이 있다. 그러면 집안을 욕되게 한 사람을 죽이는 명예 살인, 여성을 재산으로 취급하는 관행, 성소수자를 향한 폭력 등이 뒤따를 수 있다. 반면에 서구의 세속 문화는 개인의 자유를 우상화하는데 이는 가정의 붕괴, 만연한 물징 만능주의, 출세주의, 로맨틱한 사랑과 미모와 수익의 우상화 등으로 이어진다. P199

 

그리스도 안에서 견고하지 못한 이들은 자기 확신을 떠받칠 영적 구명대를 찾아다닌다. 미친 듯이 찾느라고 자신의 알량한 능력과 의에 매달릴 뿐 아니라 어떻게든 자신의 인종, 소속, 몸에 밴 사회생활과 교회 생활, 문화등을 통해 자신을 정당화하려 한다. 내면의 회의를 막겠다고 문화를 갑옷처럼 입으면 그것이 정신적 구속복이 되어 살에 들러 붙는다.

그리스도가 이루신 구원을 총체적으로 믿지 않고는 결코 그 옷을 벗을 수 없다.P211

 

그리스도인이라면 누구나 자신의 구주는 성공이나 재물이 아니라 그리스도라고 믿고 고백한다. 입으로는 사람들의 인정보다 그분이 나를 어떻게 보시느냐가 중요하다고 말한다. 그러나 원칙적으로는 예수님이 구주이셔도 여전히 우리 마음에 대한 사실상의 소유권은 다른 것들이 쥐고 있다. 요나에게서 보듯이 복음을 머리로 믿는 것과 마음 깊이 소화해 모든 사고와 감정과 행동이 변하는 것은 다른 문제다. 요나는 아직도 우상에 지배당하고 있었다. P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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