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에 시간이 나서 집에 있는 필카들 점검 맡기러 종로(세운상가)에 다녀왔습니다 :)
카메라를 맡기고, 집에 가는 길에 점심 먹으러 광장 시장에 잠시 들렀습니다.
연말이라 그런지 평일인데도 사람들이 좀 있었어요. 아무래도 온라인으로 사람들이 쇼핑을 많이 하다 보니, 오프라인 상점들 특히 재래시장은 손님이 많이 줄어든 것 같습니다. 시대의 변화라 그저 안타까울 뿐이네요. 누구의 탓을 하겠습니까?
왠지 현금만 받을 것 같은 느낌이 들어서 은행에 가서 돈을 찾아서 다시 왔습니다.
건물 사이에 천정으로 아케이드가 있네요. 덕분에 바람이 조금 덜 부는 것 같습니다.
대신이 조금 더 어두운 느낌이 들었습니다. 일부 상점들은 문을 닫고 있어서 더 그런 느낌이 강했습니다.
시장 안쪽으로 조금 들어가는데, 사람들이 줄을 서 있네요.
뭔지 궁금해서 앞으로 가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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떡 60년 전통이라고 쓰여 있네요.
아니 무슨 떡집에 이렇게 줄을 길게 선담?
매장(?) 한 켠에는 TV 달인 프로그램에 나온 것을 훈장 마냥 달려 있었어요
뭐가 그렇게 맛있길래 사람들이 줄을 서서 먹나 봤더니 찹쌀떡이네요.
찹쌀떡 8개 3000원, 다른 메뉴들도 있지만 찹쌀떡이 주력 상품인 것 같았어요.
재료 소진 시 마감한다고 적혀 있네요 얼마나 잘 팔리길래 재료가 떨어질까?
궁금함을 이기지 못하고 저도 줄을 서기로 했습니다.
어떻게 보관하는지도 적혀 있었어요. 냉동했다가 해동해서 먹되 재 냉동하면 맛이 확 떨어진다고 하네요.
가게 안에는 이모님 세 분이 계셨는데, 두 분은 떡을 떼시고 한분은 포장 및 계산을 하시고 계셨어요.
얼마나 오래 같이 일하시는지 손이 딱딱 맞는 것 같았어요.
떡을 뗀다고 말했는데, 그야말로 떡을 떼시고 계셨어요.
꺼다란 찹쌀떡에서 한 덩어리만큼 떼서 팥을 넣고 떡을 만들어서 바로 포장해서 판매하시고 계셨어요.
그 자리에서 만들다 보니 줄을 좀 오래 서있었는데, 외국인들도 궁금해서 뭔가 보고 가네요 ㅎ
백인 청년이 줄을 섰는데, 추워서 금방 코랑 귀가 빨개졌네요 ㅎ
일본인 가족 관광객도 줄을 서네요
다들 떡 하나 먹기 위한 일념으로 줄을 섰습니다.
만드시는 모습을 사진으로 담아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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찹쌀떡 외에도 술떡과 쑥 두텁떡이 있었는데, 저는 찹쌀떡만 2팩 샀어요.
저는 거의 30분 넘게 기다렸는데, 제 뒤로도 줄이 길어서 한 사람당 2팩까지만 살 수 있게 제한하시더라구요
재료가 다 떨어져 가서 그렇다고 양해해달라고 하셨어요.
어린이집 하원 시간이 다되어 가서 빨리 집으로 발걸음을 옮겼습니다.
청계천을 지나는데 뭔가 운치 있고 좋네요.
좀 더 거닐다 가고 싶지만 혹시나 아들 녀석 기다릴까 봐 발걸음을 재촉했습니다.
지하철 가는 길에 또 다른 달인을 만났지만 방문해보진 못했습니다.
아마 카메라 수리 끝나면 찾으러 갈 때 한번 들를 것 같네요 :)
어린이집에 가서 아들 데리고 하원 하고, 와이프가 퇴근하길 기다렸습니다.
와이프는 평소 이렇게 나를 기다렸겠구나 싶었어요.
오늘 저녁에는 배구를 보러 가기로 해서 아들 녀석 억지로 낮잠을 재웠습니다.
저희 집은 8시면 잠을 자는 편이라, 낮잠을 자지 않고 갔다간 배구 보다가 잠들 것 같았어요 ㅎ
배구 보러 간 이야기는 다음 포스팅에 올리고 찹쌀떡 후기를 써보겠습니다.
2팩을 사서 한팩은 저희가 먹고, 한팩은 부모님께 다져다 드렸어요.
밑에 있던 팩은 살짝 눌려서 납작해졌네요.
일단 한입 베어 먹었습니다.
쫄깃한 식감이 일반적인 찹쌀떡보다 좀 더 쫄깃했어요.
밀도가 높다고 해야 하나? 그런 식감이었어요.
안에 팥은 너무 달지 않아서 좋았고, 호두 같은 견과류도 들어 있었어요.
처음에 와이프가 무슨 떡을 30분씩이나 줄을 서서 사 먹냐고 했는데, 먹어보더니 8개 3000원에 이 정도 맛이면 줄 설만 하네라고 평하네요 ㅎ
저도 같은 생각이었어요.
갓 만들었을 때 먹었으면 더 맛있었을 것 같았는데, 저희는 만들고 거의 2시간이 지나서 먹었어요. 그래도 뭐 먹을만했습니다.
총평
밀도 높은 쫄깃한 찹쌀떡이 드시고 싶다면 추천
가성비가 높으나 품절될 수 있으니 일찍 가보세요(12시 정도 도착했는데 벌써 재료가 끝나가는 것 같았어요)
줄이 빨리 줄어들지는 않으니, 따뜻하게 입고 가셔서 감기 걸리지 않게 하셔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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