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故김영길 총장님(한동대학교)를 기억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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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학 전 김영길 총장님

중학교 3학년, 교회에서 처음 김영길 총장님의 간증을 들었습니다. "Why not change the world!" 유창하진 않지만, 진솔한 이야기가 제 마음에 진동을 주었고, 그 뒤로 목표하는 대학이 되었습니다. 얼마 후 고등학교 올라가서 한창 수능을 준비하였습니다. 어렵게 얻은 학교 소개 브로셔와 입학요강은 항상 제 책상 위에 있었고 동기부여가 되었습니다. 고3 봄이었나? 총장님이 횡령으로 총장님이 구속되었다는 뉴스를 듣게 되었습니다. 이제 이 학교는 망하는 거 아니냐 뭐 이런 소문이 들 때쯤인가? 스승의 날이 되었습니다. 1800여 명의 학우가 교도소 앞으로 가서 조용히 스승의 날 노래를 부르고 돌아왔다는 신문기사를 접하고 다시 이 학교가 진짜다 라는 생각에 수시를 썼지만 보기 좋게 떨어졌고, 하반기 수시도 또 떨어지고 정시로 입학을 했었습니다.

 

재학기간 동안 만난 총장님

김영길 총장님은 분명 달변가는 아니었습니다. 경북 안동 출신의 공학도. 그의 출신만 봐도 성향을 어느정도 알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갈대상자를 통해서 접해볼 수 있는 에피소드들을 보면, 민주적이고 지혜롭다는 표현보다는 우직하고 충성스럽다는 표현이 잘 어울리셨던 분이었던 것 같습니다.

학생들이 참 총장님을 사랑하고 존경할 수 밖에 없는 몇 가지 이야기를 써보겠습니다. 

오석관(도서관)에 한번씩 총장님이 나타나시는데, 그게 무슨 특별한 일은 아니었던 것 같아요. 특히 시험기간이면 나타나셨던 것 같은데, 피곤해서 졸고 있는 학생들 뒤에 가셔서 어깨를 주물러 주신다거나, 토닥거리고 가시기도 했어요. 아마 한동대 학생 중에서 그 손맛(?)을 안 본 사람이 없을 것 같습니다. 물론 저도 수차례 그 손맛을 보고 잠을 이기며 공부했던 것 같습니다. 

졸업식이나, 무슨 행사가 되면 총장님과 사진을 찍고 싶어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한 사람 한 사람 웃어 주시면서 사진을 다 찍어 주셨어요. 저도 졸업식을 마치고 어머니랑 교정을 한 바퀴 돌며 구경시켜드리고 다시 채플 앞으로 왔는데 총장님이 사진 찍었어? 물어보셔서 한동에서 마지막 사진을 같이 찍었습니다. 한동의 학생들 한 명 한 명을 진심으로 사랑했던 분이셨습니다. 어떤 학우 중에선 고등학생 때, 학교 구경 왔다가 총장실 근처에서 구경하다가 총장님 만나서 같이 사진 찍고 갔다는 분도 있었을 정도였어요.

뭐 이런것 가지고 그러느냐라고 하실수 있겠지만, 어느 다른 대학 총장님들이 학생들과 진짜로 소통한다는 이야기를 들어본적이 과연 얼마나 있으실까 모르겠습니다. 전 한번도 못들어봤습니다.

2008년 졸업생 대표로 HONOR CODE 뱃지를 총장님께 받았습니다.

한번은 중국 산둥 반도에 있는 한인 교회에서 총장님의 교육철학에 대해 듣고 싶다고 모시는 일이 있었는데, 제가 모시고 다닌일이 있었습니다. 사실 청도, 위해, 연태라는 도시를 돌며 짧은 시간동안 많은 강의(홍보?)를 해야 하는 일정이라 많이 피곤하셨을 텐데 정말 힘들다는 말 한번 안 하시고 학교 자랑, 학생들 자랑을 하시며 홍보도 하시고 기부도 받으셨습니다. 아 정말 이분은 학교를 학생들을 사랑하시는구나 하고 바로 옆에서 보고 느꼈었습니다. 

산동에서 일정 다 끝나고 근처 유적지 앞에서

재학 시절 여러 학생단체에서 활동해서 총장님댁에는 3번 찾아갔던 것 같습니다. 그때마다 사모님과 저녁식사가 다 끝나고 나서야 총장님은 집에 오셔서는 바로 기도하러 방으로 들어가셨다가 나오셔서 반갑게 맞이해 주셨던 게 기억에 남습니다. 많은 어려운 상황들을 경험하셨는데, 이 모든 것을 그는 기도로 이겨내셨던 것 같습니다.

재작년인가 총장님이 췌장암으로 입원하셨다는 소식을 접하고 참 마음 아팠고 많이 기도했던 것 같습니다. 그러다 작년 동문회 주최 행사에 갔는데 총장님이 암을 이기시고 건강한 모습을 뵙고 얼마나 기뻤는지 모릅니다. 그러다 얼마 전부터 동문회에서 오는 기도편지 속에 총장님의 건강 이야기를 다시 접하게 됐을 때 얼마나 슬펐는지 모릅니다.

그리고 오늘 오후 늦게 본 메일함에는 당신의 부고 소식이 있었습니다.

"Why not change the world!"를 외친 당신은 삶은 제 인생을 바꾸기에 충분했고

채플에서 외치던 "공부해서 남 주자"라는 말은 비록 내 삶에서는 한 차례 실패했지만, 그걸 시도할 용기를 주기에 충분했습니다.

존경하는 분들이 한분씩 세상을 떠나시는데, 우리는 이제 누구를 보고 그 삶을 배우고 따를 수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채플에서 "I LOVE ALL OF YOU"라고 하는 끝내는 당신의 스피치와 즐겨 부르시던 "한동의 종소리" 가 참 그립습니다. 참 스승이었고, 참 어른이셨던 김영길 총장님 떠나보내며 기억에 남기기 위해서 글을 적어 보았습니다.

아 눈물이 멈추질않네요. 벌써 그립습니다.

 

7월 1일(월)
-입관예배 : 15시 온누리교회 주관 (장소:장례식장 1층 영결식장)
-위로예배 : 20시 한동대학교 및 동문 주관 (장소:장례식장 1층 영결식장)

7월 2일(화)
-천국환송예배(서울) : 07시 온누리교회 서빙고 본당 
-천국환송예배(포항) : 17시 한동대학교 그레이스스쿨(IG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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